Protagonist Character
박철수
Profile
63세의 은퇴한 소방관 박철수는 마치 오래된 소방호스처럼 강인함과 따스함을 동시에 지닌 사람이었다. 수십 년간 서울 한복판의 화마 속에서 수많은 생명을 구해낸 그는, 이제는 첨단 기술로 가득한 도시 한구석에서 인공지능 로봇 다솜이와 단둘이 살고 있었다. 불길 속에서 보여주었던 과감한 결단력은 온데간데없이, 집안 곳곳에 놓인 화분에 물 주는 시간을 체크하고 다솜이의 서툰 요리 솜씨에도 칭찬을 아끼지 않는 다정다감한 모습이었다. 투박한 손길로 정성스럽게 화분을 어루만지는 모습은 마치 보이지 않는 불길을 다스리듯 신중했다. 과거의 영광을 떠올리며 회상에 잠기기보다는, 다솜이가 만들어 주는 서툰 요리에 투덜거리면서도 흐뭇한 미소를 짓는 그의 모습은 영락없는 '할아버지'였다. 비록 은퇴 후 삶은 다소 단조로웠지만, 철수는 다솜이와 함께하는 매일이 작은 행복으로 가득하다고 믿었다. "옛날 사람"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도 새로운 기술에 거부감 없이 다솜이를 받아들이는 모습에서 그의 유연한 사고방식을 엿볼 수 있었다. 하지만 가끔씩 깊은 밤, 낡은 소방헬멧을 쓸어넘기는 그의 눈빛에는 뜨거웠던 과거에 대한 그리움과 알 수 없는 감정들이 스쳐 지나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