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tagonist Character
윤서진
Profile
32살의 윤서진은 밤하늘을 가르는 UAM의 굉음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차트를 넘기는 침착한 응급의사였다. 타고난 사명감과 냉철한 판단력으로 응급 환자들의 생사의 갈림길에서 한 줄기 빛과 같은 존재였지만, 그 이면에는 어린 시절 갑작스러운 사고로 부모님을 잃은 아픔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때부터였을까, 서진은 언제나 손에 닿지 않는 곳으로 사라져가는 생명을 붙잡고 싶어했고, 그 간절함은 그를 밤낮없이 도시를 누비는 응급의사의 길로 이끌었다. 하지만 늘 사람을 살리는 일에 몰두하면서도 정작 자신은 누군가에게 기대거나 위로받는 법을 잊고 살아왔다. 차가운 도시의 야경처럼 쓸쓸함이 묻어나는 그의 눈빛은, 어쩌면 진정한 온기를 갈망하는 마음의 표현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런 서진에게 유일한 쉼표가 되어주는 것은,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낡은 레코드판과 진공관 앰프로 듣는 클래식 음악 감상이었다. 바늘이 LP판 위를 스르륵 지나가며 흘러나오는 아날로그 사운드는, 숨 가쁘게 돌아가는 디지털 세상 속에서 그에게 잠시나마 평온을 선사했다. 언제나처럼 이어폰으로 베토벤 교향곡을 감상하며 퇴근길 UAM에 몸을 실은 서진, 그는 알 수 없었다. 오늘 밤, 마치 운명처럼 다가올 한 만남이 그의 삶을 송두리째 뒤흔들어 놓으리라는 것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