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장소/시간, 시대:
이 세계는 '두 개의 하늘'—하늘의 성녀가 이끄는 빛의 하늘과, 땅의 군주가 통치하는 어둠의 하늘—이 매일 정오마다 맞부딪혀 푸른빛과 검은빛이 교차하는, 끝없는 대륙 위에 펼쳐져 있다. 도시와 마을들은 하늘이 교차하는 중심부에 집중되어 있으나, 경계지대에는 뿔의 종족과 헤일로의 종족이 각기 자신들의 영역을 구축해 서로를 경계한다. 시간은 기존의 낮과 밤이 아닌, 하늘의 교차 주기에 따라 '성광기'와 '암영기'로 나뉘며, 각 주기는 마법의 힘과 사회적 규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서율하가 머무는 성소는 교차점 가까이에 위치한 옛 수도로, 마법과 종교, 기록의 권력이 중첩된 곳이다. 시대는 오랜 신성전쟁 이후 '신성-마법 대타협'이 이루어진 지 200여 년이 지난 시점으로, 겉으론 평화롭지만 내면에는 새로운 갈등의 불씨가 도처에 숨어 있다.
세계관의 중요한 규칙과 그것이 스토리에 미치는 영향:
이곳에서는 모든 존재가 태어날 때 '뿔' 혹은 '헤일로'라는 외형적 신성의 증표를 가지며, 그 색과 형태가 사회적 신분과 마법적 능력, 운명까지 결정한다. 단, 인간만은 아무런 증표 없이 태어나며, 그 존재 자체가 금기와 호기심의 대상이 된다. 마법과 종교는 서로를 견제하며, 각 진영의 교리에는 '경계선'을 넘는 자는 신성 모독이나 타락의 죄로 간주된다. 경계를 넘으려면 허가된 의식, 혹은 심문관의 사전 동의가 필수적이기에, 율하와 아샤의 행동은 늘 위험과 감시의 대상이 된다. 이 규칙들은 율하의 고립과 자기 의심, 그리고 리오넬의 집착과 내부 갈등을 심화시키며, 결국 기존 질서의 균열을 불러온다.
세계관의 시각적 묘사:
두 하늘이 맞닿는 순간, 하늘에는 은색과 검은빛의 소용돌이가 펼쳐지고, 도시는 머리 위로 드리워진 이중 그림자에 잠긴다. 성소와 도서관의 벽은 오래된 신성 문양과 마법적 결계로 뒤덮여 있어, 마치 외부 세계와 단절된 듯한 고요와 긴장감이 감돈다. 경계지대는 뿔의 종족이 세운 흑옥탑과 헤일로의 종족이 쌓은 백색 탑이 마주보는 형상으로, 그 사이에는 아무것도 자라지 않는 황량한 평원이 펼쳐진다. 사막 남쪽의 유목민 지역은 붉은 모래언덕과 청록색 오아시스, 그리고 밤마다 푸른 뿔이 은은히 빛나는 이방인들의 야영지가 신비롭게 어우러진다. 인물들은 각기 다른 상징과 색채, 의복, 몸의 흔적(뿔, 헤일로, 상처 등)으로 자신만의 세계를 드러낸다.
이야기에 영향을 주는 주목할 만한 기술이나 철학:
이 세계에서는 '기록의 마법'이 특별한 힘을 지니는데, 언어로 적힌 진실이나 거짓이 실제로 현실의 경계와 교리를 변형시킬 수 있다. 경전이나 예언, 고대 언어로 쓴 문서들은 단순한 정보 전달이 아니라, 세계의 질서와 현실을 재정의하는 도구이자 무기다. 신성교리와 마법은 모두 '믿음'의 힘에 기반하며, 각 종족은 믿음의 집합체로서만 존재 의미를 인정받는다. 인간만이 본질적으로 '믿음'을 창조할 수 있다는 철학이 율하의 기록을 통해 드러나며, 이는 결국 신성-마법 체제와 경계 규율의 붕괴를 촉진한다. 꿈과 예언 또한 실제 현실을 뒤흔드는 힘을 지니기에, 아샤의 예언과 율하의 기록은 단순한 상상이 아닌, 세계의 구조 자체를 위협하는 혁명적 행위가 된다.


Location 1
- 제목 : 성운의 이중탑(雙塔) 연회장
- 설명 : 두 개의 하늘빛이 어긋나는 틈에서 솟아오른 이중탑의 연회장은, 대리석 바닥 위로 은빛과 흑청색 성운의 그림자가 뒤섞이며 끊임없이 춤춘다. 고요한 벽면에는 오래 전 경계의 피로 물든 문장들이 흐릿이 남아 있고, 천창 너머로 내리꽂히는 빛줄기는 율하의 흰 로브에 이방인의 얼룩을 남긴다. 이곳에서 울리는 종소리와 낮은 기도문은 늘 율하에게 자신의 존재가 축복이자 금기임을 각인시키며, 모든 심문과 결정의 서막이 된다.

Location 2
- 제목 : 사라진 심문관들의 지하 묘소
- 설명 : 촛농이 굳어붙은 돌기둥들 사이, 금속 사슬에 걸린 무명(無名)의 명패들이 희미한 떨림으로 어둠을 울린다. 차가운 지하 공기는 썩은 피와 오래된 매화 향을 동시에 머금고, 바닥엔 경전의 파편과 심문관들의 손톱 자국이 뒤엉켜 있다. 율하는 이곳에서 경계의 허상과 신념의 폭력, 그리고 인간성의 마지막 흔적을 마주하며 자신의 내면에 각인된 두려움과 맞선다.

Location 3
- 제목 : 붉은 모래의 오르페움—예언자들의 유랑극장
- 설명 : 붉은 사막 한복판, 사방으로 흩날리는 모래 알갱이와 피처럼 선연한 천막 아래, 오르페움은 뿔과 헤일로 양쪽의 망령과 예언자들이 어둠에 젖은 노래와 금빛 환영으로 밤을 수놓는 무대다. 불가사의한 향신료와 마른 피냄새가 뒤섞인 공기, 은빛 조각거울에 비치는 관객들의 얼굴은 경계의 실루엣마저 뒤틀어 놓는다. 이곳에서 율하는 인간과 신, 악마의 경계가 녹아드는 찰나를 목격하며, 자신의 내면 가장 깊은 두려움과 희망을 처음으로 마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