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 거대한 감정 도서관의 중앙 홀 - 늦은 오후
카메라, 도서관의 거대한 석조 아치들을 천천히 스캔한다. 건물의 오래된 석재 사이로 은은한 빛이 새어 들어온다. 장서들이 무수히 서 있는 책장들 사이로 류다인(35, 여)과 민현(29, 남)의 실루엣이 보인다.
류다인
(조심스럽게)
여기까지 오는 길이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그리고 여기 있는 이유도...
민현은 류다인을 바라보며, 불신의 눈빛을 감추려 애쓴다.
민현
(불안하게)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실 여러분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믿기지 않아요. 감정이라는 것을 잃지 않은 사람이 있을 줄은...
류다인은 잠시 묵묵히 서서 민현의 눈을 응시한다. 그녀의 눈에서는 강인함과 따스함이 느껴진다.
류다인
(진심으로)
민현 씨, 우리는 같은 희망을 찾고 있어요. 감정을 잃은 이 세계가 아니라, 다시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진짜 '인간의 세계'를 말이죠.
민현은 류다인의 말에 감동 받은 듯, 처음으로 눈빛이 부드러워진다. 두 사람은 서서히 걸음을 옮기며, 방금의 긴장을 풀어낸다.
민현
(호기심 어린 목소리로)
류다인 씨는 감정 도서관까지 어떻게 오게 되신건가요?
류다인은 한숨을 쉬며 책장을 바라본다. 그녀의 손이 책 한 권을 쓰다듬는다.
류다인
(회상하며)
저는 환자들을 치료하기 위해 많은 감정을 마주해야 했어요. 그 과정에서 인류가 직면한 문제, 감정 상실을 극복하고자 노력했죠. 저 혼자의 힘으로는 부족했습니다.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했어요...
민현은 류다인의 말에 공감하며 그녀에게 다가와 손을 잡는다.
민현
(결의에 차서)
류다인 씨, 이 곳 수많은 이야기와 감정이 잠들어 있어요. 그리고 저와 함께라면, 우리는 분명히 인류의 감정을 되찾을 수 있을 거예요. 우리가 함께라면...
카메라가 두 사람의 손을 클로즈업하며, 그들의 결의에 찬 얼굴을 비춘다. 빛이 서서히 그들을 환하게 비추며 장면은 점점 밝아진다.
FADE OU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