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의 중심에서 정의와 인간미의 충돌
새벽. 도시의 희미한 네온 불빛이 통제실 내부의 차가운 금속 표면에 반사되어 기묘한 빛을 뿌린다. 벽에는 수십 개의 모니터가 깜빡이며, 도시의 어두운 구석구석을 보여주고 있다. 통제실의 정적은 마치 폭발 직전의 긴장감처럼 무겁다.
문이 조용히 열리고, 강도현이 살며시 들어선다. 그의 운동화는 금속 바닥에서 거의 소리를 내지 않는다. 도현은 단단한 어깨를 낮추고, 불빛에 드러나지 않으려 애쓰며 키보드와 서버가 즐비한 중앙으로 향한다. 그의 이마에는 땀이 맺혀 있지만, 눈빛은 결연하다.
도현: (작은 목소리로) 여기 어딘가에 있을 거야. (주머니에서 USB를 꺼내며) 빨리 끝내고 나가자.
그가 키보드에 손을 올리려는 순간, 어둠 속에서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린다.
프리드리히: (차갑게) 거기서 멈춰.
도현은 즉시 몸을 돌려,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프리드리히를 본다. 프리드리히는 한 손에 전기 충격봉을 들고, 눈빛은 얼음처럼 차갑다.
도현: (반항적으로) 난 여기서 자료만 좀 확인하고 나갈 거야. 굳이 문제 만들고 싶진 않아.
프리드리히: (단호하게) 이곳은 허가받은 사람만 접근할 수 있어. 네가 뭘 찾든, 그런 식으로는 안 돼.
도현: (코웃음을 치며) 허가받은 사람들? 그 사람들이 이 도시를 이렇게 만든 거잖아.
프리드리히는 한 걸음 더 다가선다. 도현도 뒤로 물러서지 않고 그를 똑바로 응시한다. 둘 사이의 긴장감이 터질 듯 팽팽하다.
그때, 레나가 통제실의 옆문에서 뛰쳐나온다. 그녀의 손에는 태블릿이 들려 있고, 얼굴에는 초조함이 가득하다.
레나: (급히) 그만해! 이러다 둘 다 다치겠어. 도현, 너도 그만해.
도현: (고개를 돌려 레나를 보며) 레나, 네가 뭘 찾고 있는지 알아. 하지만 이 사람은 우리가 진실에 다가가는 걸 막으려는 거야.
프리드리히: (냉소적으로) 진실? 네가 말하는 진실이라는 게 도시를 혼란에 빠뜨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해봤나?
레나: (간절히) 둘 다 틀렸어. 이건 단순한 정의나 질서의 문제가 아니야. 우리가 이 데이터를 해석해서 무슨 결정을 내릴지는, 지금 싸운다고 해결되지 않아.
도현과 프리드리히는 서로를 노려보다가, 레나를 본다. 레나는 숨을 몰아쉬며 태블릿을 손가락으로 쓸어넘기고 있다. 화면에는 복잡한 코드와 데이터가 빼곡히 채워져 있다. 그녀의 손은 살짝 떨리고 있다.
도현: (한숨을 쉬며) 좋아, 레나. 네가 뭘 찾아내든, 그게 답이길 바란다.
프리드리히: (조용히) 하지만, 내가 여길 지키는 이유도 잊지 마라.
도현과 프리드리히는 뒤로 물러선다. 레나는 다시 태블릿에 집중하지만, 통제실의 차가운 공기 속에서 그녀의 불안감은 더 커져만 간다. 모니터의 깜빡이는 빛이 세 사람의 얼굴을 교차로 비춘다.
장면 종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