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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7

7화

mama79

미술실의 문을 열었을 때, 석양빛이 캔버스들 사이로 스며들고 있었다. 물감 냄새와 먼지 냄새가 뒤섞인 공기가 코끝을 간질였다. 이젤 앞에 서서 붓을 들었지만, 손이 떨렸다. 캔버스 위에는 엘리의 모습이 흐릿하게 남아있었다. 도서관에서 보았던 그녀의 옆모습, 금발이 햇살에 반짝이던 순간을.



붓끝이 물감을 찍어 천천히 움직였다. 엘리의 눈동자를 그리려 했지만, 그녀의 시선이 담고 있던 그 복잡한 감정을 제대로 담아낼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 스케치북에 그렸던 것과는 달랐다. 이건 더 깊은 무언가를 요구하고 있었다.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뒤돌아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렌의 발걸음 소리였다. 그가 천천히 다가오는 동안 나는 붓을 내려놓았다. 캔버스 위의 엘리가 나를 바라보고 있는 것만 같았다.



"여기 있을 줄 알았어."



렌의 목소리는 조용했다. 그가 내 옆에 서서 캔버스를 바라보았다. 침묵이 우리 사이를 채웠다. 그의 숨소리가 미세하게 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이런 거였어?" 렌이 마침내 입을 열었다. "네가 엘리를 보는 방식이."



그의 말에 담긴 의미를 정확히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가슴 한켠이 묘하게 조여들었다. 창밖으로 보이는 하늘이 점점 더 붉어지고 있었다.



"난..." 말을 꺼내려다 멈췄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그림으로는 표현할 수 있는 것들이, 말로는 왜 이렇게 어려운 걸까.



렌이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왔다. 그의 그림자가 캔버스 위로 드리워졌다. 엘리의 흐릿한 모습이 그 그림자 속에 잠겼다.



"지우야." 렌의 목소리가 떨렸다. "우리...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그 질문에 담긴 무게가 가슴을 짓눌렀다. 예전으로 돌아간다는 게 무슨 의미일까. 도서관에서의 평화로운 시간들, 아무 말 없이도 서로를 이해했던 순간들. 하지만 그때로 돌아간다고 해서, 지금 내 마음을 채우고 있는 이 감정들은 어떻게 되는 걸까.



붓을 다시 들었다. 물감이 캔버스 위로 번졌다. 엘리의 눈동자가 조금씩 선명해지기 시작했다. 그 속에 담긴 외로움이, 나의 것인지 그녀의 것인지 구분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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