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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9

9화. 진심이라는 이름으로

lovely soogi

월요일 아침, 윤호는 나예와 함께 등교했다.
처음으로 사람들이 많은 시간에, 함께 걷는 거리 위에 서 있었다.
말은 없었지만, 두 사람 사이엔 더는 감춰야 할 무언가가 없었다.

운동장을 가로질러 교문으로 향하던 길.
누군가의 시선이 등 뒤에서 느껴졌다.
수군거리는 소리. 짧은 웃음소리.

“진짜야? 나예랑 윤호?”
“헐… 상상도 못 했는데.”
“그 조용한 애랑 윤호가 왜…?”

나예의 걸음이 순간 느려졌다.

윤호는 그걸 느끼고, 손등을 살짝 그녀의 손에 겹쳤다.
그녀는 놀라서 고개를 들었다.
윤호는 조용히 미소 지었다.
‘괜찮아.’
말은 하지 않았지만, 손끝이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점심시간.
윤호는 도서부실에서 나예를 기다렸다.
잠시 후, 조용한 발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괜찮아?” 윤호가 물었다.

나예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조금… 무서웠어.
그냥, 우리가 웃고 있었을 뿐인데… 그게 이상하게 보인다는 게.”

윤호는 창가에 앉아 있던 나예 옆에 조심스럽게 다가갔다.
책상 위에 놓인 라일락 꽃잎 하나가 천천히 흔들렸다.

“진심이라는 게,
다들 좋다고 말하지만…
막상 그게 눈에 보이면 낯설게 구는 사람들이 있더라.”

나예는 작게 속삭였다.
“진심이면, 괜찮을 줄 알았는데…
현실은 생각보다 무겁더라.”

윤호는 그 말에 한참을 생각하다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진심은… 말보다 오래가는 거야.
사람들 시선은 금방 바뀌겠지만,
우리가 마음을 접으면 그건 끝나니까.
나는 아직 시작하고 싶어.”

나예는 그의 말에 고개를 들었다.
“시작하고 싶어…?”

“응.
우산 같이 쓰는 사이도 아니고,
손만 스치는 사이도 아니고—
정말, 서로를 알아가는 사이.
좋아한다고 말해도 부끄럽지 않은 그런 사이.

나예는 말없이 윤호를 바라보았다.
그 눈동자엔 눈물 비슷한 빛이 맺혀 있었지만,
그보다 먼저 조용한 미소가 피어났다.

그날, 도서부실의 불은 조금 늦게 꺼졌다.
책상 위에 나란히 놓인 두 권의 책 사이에,
짧은 쪽지 하나가 끼워져 있었다.

“이제, 우리가 쓰는 이야기를
다른 누군가가 조용히 읽게 되겠지.
그리고 그들도, 누군가를 떠올리게 되겠지.
비 오는 날의 라일락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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