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화. 투명한 마음은 천천히 전해진다
lovely soogi
그날 이후, 윤호는 매일 점심시간이 되면 도서부실로 향했다.
불 꺼진 복도 끝, 작은 창으로 햇살이 떨어지는 공간.
거기엔 여전히 나예가 있었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그녀는 이제 윤호를 기다리는 듯했다.
책상 위엔 두 개의 머그잔과, 반쯤 펼쳐진 시집이 놓여 있었다.
“이거… 네가 좋아하던 시집이지?”
윤호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나예는 고개를 끄덕이며 책을 한 장 넘겼다.
“나무는 가만히 서 있는 것 같지만
그 안엔 매일 봄이 피어난다.”
“이 시… 꼭 너 같아.” 윤호가 말했다.
“왜?” 그녀가 고개를 기울였다.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아 보여도,
내면에선 매일 조용히 무언가가 피어나고 있잖아.
그게… 너인 것 같아서.”
잠시 정적이 흘렀다.
나예는 아무 말 없이, 손에 쥔 연필을 천천히 돌리다가 조용히 말했다.
“사실… 나 많이 외로웠어.
사람들 사이에 있어도, 항상 혼자인 기분이었거든.”
윤호는 그녀의 말을 막지 않았다.
그 마음이 얼마나 오래 묵었는지, 말하지 않아도 느껴졌으니까.
나예는 고개를 들고 윤호를 바라보았다.
“근데 이상하지.
너랑 있으면… 그냥 있어도 따뜻해.”
윤호의 가슴이 조용히 떨렸다.
그 말 한마디가, 천천히 마음속으로 스며들었다.
비처럼, 햇살처럼.
그날, 도서부실의 창문 너머로 봄 햇살이 반짝였다.
윤호는 알 수 있었다.
이 마음은, 이제 숨길 수 없는 진심이란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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