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화. 흔들리는 그림자들
lovely soogi
윤호와 나예는 도서부실에서 종종 마주쳤다.
때로는 책을 읽고, 때로는 아무 말 없이 앉아 있기만 했다.
누군가 보기엔 이상할 정도로 조용한 관계였지만, 두 사람에겐 충분했다.
그러던 어느 날, 반 아이들 사이에서 수상쩍은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야, 윤호랑 나예 요즘 이상하지 않냐?”
“둘이 도서부실에서 단둘이 있었다며?”
“걔네가? 말도 안 돼.”
수업 중에도, 쉬는 시간에도 귓가에 자꾸 걸리는 말들.
윤호는 괜히 나예를 보는 것이 불편해졌다.
말은 없었지만, 그녀도 뭔가 달라졌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눈빛이 자꾸 흔들렸고, 책을 읽다 말고 창밖을 바라보는 일이 많아졌다.
도서부실에서 다시 마주한 날.
나예가 먼저 입을 열었다.
“…나, 여기 당분간 안 나올까 봐.”
“왜?”
“사람들 눈이… 나 좀 무서워.
아무 일도 없는데, 자꾸 무슨 일이 있는 것처럼 몰아가니까.”
윤호는 입술을 깨물었다.
사실 그도 요즘 괜히 위축되고 있었다.
누군가의 시선은, 때때로 마음보다 더 큰 그림자를 만들었으니까.
하지만 그 순간, 그는 결심했다.
조용히, 그러나 단호히 말했다.
“도망가지 마. 내가 옆에 있을게. 괜찮다고 말해줄게.”
나예의 눈이 커졌다.
그리고 아주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날 도서부실은 조용히 불을 끄고,
책 한 권이 나란히 책상 위에 놓였다.
『우산을 같이 썼던 그날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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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날의 라일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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