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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1

1화. 창밖을 보는 아이

lovely soogi

중학교 2학년 1반, 윤호는 교실 창가에서 바깥을 보는 걸 좋아했다.
정확히말하면, 바깥에 앉아 있는 그녀를 보는 걸 좋아했다.

매일 같은 시간, 같은 자리. 반대편 창문 너머에서 조용히 앉아 있던 한 아이.

이름은 나예. 말수도 적고, 친구들과도 특별히 어울리지 않았다.

점심시간에도 혼자 책을 읽고, 체육 시간에도 구석에서 운동화를 매만지곤 했다.

어느 날, 윤호는 우연히 그녀의 책상 위에 펼쳐진 책 한 권을 보았다.

『시인의 오후』. 제목이 예뻤다. 뭔가 나예와 잘 어울리는 느낌이 들었다.
그 후로 그는 복도 게시판의 작은 시 구절에 눈이 갔다.

도서부에서 붙여두는 일주일의 시.
‘햇살 아래 작은 나무의 그림자에도 따뜻함이 있다는 걸, 너는 알까.’

글씨체가 익숙했다. 둥글둥글하지만 어딘가 여백이 많은, 조용한 느낌의 글씨.
나예의 글씨와 같았다.

윤호는 혼자 생각했다.
‘이 글… 혹시 너의 마음일까?’

하지만 그는 말을 걸 수 없었다.
그녀를 바라볼 뿐, 자신의 감정이 이름을 가지기 전까지는.
그저 매일 아침, 쉬는 시간, 우연을 가장한 시선으로만 그녀를 곁에 두었다.

비가 내리던 금요일 오후였다.
종례가 끝나고 우산을 꺼내려던 윤호는 복도 창문 너머에 익숙한 그림자를 발견했다.

라일락빛 우산. 흐릿한 빛 속에서 선명하게 보였던 보랏빛의 그 우산.

그리고 그 아래, 나예가 서 있었다.
누구를 기다리는 것도 아니고, 어디로 가는 것도 아니었다.
그냥, 비내리는 운동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순간, 윤호는 자기도 모르게 계단을 내려갔다.
우산을 쥔 손에 힘이 들어갔고, 발끝이 떨렸다.
심장은 왜 그렇게 쿵쾅거리던지.

“나예야… 같이 쓸래?”

조금 쉰 목소리.
그리고 놀란 듯 그를 바라보던 그녀의 눈.
얼어붙은 순간 속에서, 아주 천천히 그녀가 고개를 끄덕였다.

돌아오는 길, 좁은 우산 안에 두 사람의 어깨가 가까워졌다.
어색한 침묵 속에서도 윤호는 낯설지 않았다.
비가 라일락 빛 천 위에 떨어지는 소리.
손끝에서 전해지는 따뜻함.
그리고 말하지 않아도 알 것 같은, 그녀의 향기.

“그 시… 네가 쓴 거 맞지?”

윤호의 말에 나예는 고개를 살짝 돌렸다.
“응. 들켰네.”

그녀는 작게 웃었다.
윤호는 처음으로 그녀의 웃음을 봤다.
그 순간, 뭔가가 스르륵 마음속으로 스며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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