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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1

인규 보존 계획

Hiro03

인류는 근 미래 DNA 유전자 개조를 통해 불치병이 없는 세상을 만드는 아빌론 프로젝트가 있었다, 헌데 모두 너무 건강 하여 기대 수명이 길어진 만큼 지구는 인류에게 너무나도 작은 존재가 되었다 인류를 결국 세계 대전이 발발 하였고 당시 쓰던 화약물질이 남자만 죽이는 물질이였다 주인공 서이결의 특수 DNA로 인하여 세계에서 유일한 남자아이로 생존하게 된다

잿빛 먼지가 내려앉은 폐허의 구석, 서이결은 쓰러진 간판 뒤에 몸을 숨긴 채 숨소리마저 조용히 죽였다. 앞선 도시는 이미 오랜 전쟁의 흔적으로 구멍 뚫린 콘크리트와 휜 강철만 남아 있었고, 옛날 사람들의 흔적은 바람에 실려 흩어졌다. 그는 손바닥에 쥔 작은 데이터칩을 바라봤다. 싸늘하게 식은 금속 표면에는 아직 유나의 온기가 남아 있는 듯했지만, 그것이 환상임을 서이결은 잘 알고 있었다.

목구멍이 타들어 갈 듯 말랐다. 배고픔이 아니라, 추격자들의 발소리가 가까워지는 조용한 공포 때문이었다. 허리춤에 묶은 낡은 배낭 속을 더듬던 손이 작은 고글을 만졌다. 그가 방울진 이끼와 곰팡이 더미 뒤로 얼굴을 들이밀자, 어딘가 멀지 않은 곳에서 삐걱이는 장화 소리와 낮은 명령이 들려왔다.

“이 열에는 흔적이 확실해. 바로 앞이야.” 기계적으로 갈라진 여성의 목소리. 서이결은 숨을 내쉬었다. 그 말끝에 희미하게 느껴지는 냉기와 살기에, 그는 한때 자신의 이름마저 내주었던 검은 늑대의 추격자가 분명했다.

움직일 틈을 잡으려 애쓰던 그의 시선이, 무너진 벽 틈 너머로 살짝 흔들리는 빛에 머물렀다. 이변이 아니었다. 너무도 익숙한 위험의 조짐— 그는 천천히 자세를 낮추어, 곰팡이가 쫙 깔린 바닥 위로 사뿐히 몸을 뉘었다. 맥박이 귓속에 북처럼 울렸다.

“여기, 발자국이 있어.” 또 다른 목소리. 조금 더 어린 듯, 그러나 결연하다. 바닥에 남은 희끄무레한 흙먼지에 선명한 운동화 자국이 남아 있었다. 서이결은 자신의 신발 밑창을 내려다보았다. 재앙 이전의 것, 더는 구할 수 없는 단종품. 지울 수 없는 흔적이 그의 뒤를 따라다닌다.

몸을 일으키려 할 때, 멀리서 기괴하게 울부짖는 소리가 뒤섞여 왔다. 그것은 변이된 짐승일까, 아니면 굶주린 또 다른 생존자일까. 한순간, 두려움과 용기가 모호하게 겹친 채로 서이결은 손에 쥔 데이터칩을 더 꽉 움켜쥐었다. 살아남는다는 것, 앞으로 앞으로— 그 두려운 길 위에서 그는 내딛었다.

바스락. 돌 하나가 굴러 떨어졌다. 침묵은 깨졌다. 그의 심장이 다시 한 번 거칠게 뛰었다. 누군가 아주 가까운 곳에서 숨을 죽이고 있었다.서이결은 숨을 들이마셨다. 그 짧은 순간, 먼지 속에 뒤엉킨 공기마저도 자신의 존재를 고발할 것만 같은 불안에 사로잡혔다. 검은 늑대 조직의 추적자들은 근처에 있었다—

그의 감각은 오래전부터 이러한 위기의 낌새에 익숙했다. 하지만 지금만큼 모든 감각이 살아 움직이며 주변을 스캔한 적은 없었다. 코끝을 스치는 금속 냄새와 곰팡이, 그리고 아주 희미한 향수 냄새. 누군가가 일전에 남긴 흔적이었다.

서이결은 미세하게 몸을 틀었다. 등을 타고 식은 땀방울이 흘렀고, 그가 움켜쥔 데이터칩이 손바닥에 깊게 파고들었다. 그 작은 칩 하나에 모든 것이 걸려 있었다—유나, 그리고 아직 한 번도 본 적 없는 ‘희망의 땅’까지. 그는 변이 식물을 헤치고 조금 더 어둠이 짙은 구석으로 무장해제한 듯 소리 없이 들어갔다. 발뒤꿈치를 세우며, 군벌이 쓰는 신호음이나 발걸음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아주 가까운 곳, 무너진 벽 너머에서 바람을 가르며 조그마한 빛이 번졌다. 서이결은 숨을 멈추고 바닥에 납작 엎드렸다. 돌파리가 지나가는 소리, 희미하게 스치는 군화의 밑창이 진흙에 묻힐 때 작게 들리는 찰박임. 추격자들은 지금껏 그를 놓친 적이 없었다. 그들의 집념은 서이결이 과거에 겪었던 폭력과 공포와는 조금 달랐다—조용하지만, 마치 사냥개처럼 끈질겼다.

순간, 그의 왼쪽 눈썹 위에 남은 상처가 땀에 베여 쓰려왔다. 파르르 떨리는 손으로 곰팡이 더미 아래에 낡은 반자동 권총이 있는지 더듬었으나, 딱딱한 흙과 깡통뿐이었다. 탄환은 이미 바닥났다. 잡힐 수도 있다는 생각에 숨통이 좁아졌다. 아래층 어딘가에서 철제문이 삐걱이며 열리는 소리가 둔하게 울렸다.

“서이결, 나와. 그만 숨어.”

혼란스럽게 다가오는 명령, 그리고 미세하게 떨리는 그 목소리. 그들은 이름을 안다. 그는 빨려들 듯 구석에 더 바짝 붙었다. 그때, 무너진 벽 너머 그 빛을 따라 바람이 휙 불어와, 서이결의 얼굴에 잿빛 먼지가 휘날렸다.

세상은 잠시 아무 소리도 없다. 그리고, 그의 등 뒤 어딘가에서 아주 가느다란 숨소리가 들려왔다. 누군가, 그도 두려움에 들뜬 채 이결을 바라보고 있었다. 서이결은 부드럽게 몸을 돌려, 흐릿한 그림자 하나가 벽 너머에 일렁이는 것을 봤다.

그 순간, 발자국 소리가 어느새 코앞에 다가왔다. 서이결은 심장을 꽉 움켜쥔 채, 바닥을 긁는 손끝에 마지막 희망을 담아 연인의 좌표를 떠올렸다. 그는 어디로, 어떻게 달아나야 할지—아직 알지 못했다.

하지만 서이결은 끝내 다짐하듯 눈을 질끈 감았다 뜬 뒤에 나이프를 꺼내 들었다

손끝에 닿는 냉기는 그가 꺼낸 나이프의 낡은 손잡이에 스며 있었다. 작은 칼날에 빛이 반사되어 잠깐 그 자리에 선듯, 서이결은 숨을 들이켰다. 그가 할 수 있는 건 유난히 좁아진 폐허의 틈 사이로 조용히 몸을 미끄러뜨리는 것뿐이었다. 눈앞에 흔들리는 그림자가 점점 가까워졌다. 바깥에서는 명령과 신호가 이어졌는데, 그 속엔 매서운 단호함과 비릿한 갈증이 섞여 있었다—서이결의 존재는 그들에게 단순한 표적 그 이상이었다. 어디선가 미세한 무전기 소리, "레이, 12시 방향. 주기적으로 감시하라." 서이결은 그 파편적인 대화 속에서 자신의 탈출로를 그렸다.

조금씩, 더 어둡고 습기가 많은 구석으로 아직 기어들어갈 공간이 있다는 걸 그는 알아챘다. 그의 손이 살짝 떨렸지만, 벽 너머의 그 희미한 숨소리 또한 공포에 떨고 있었다. 서로를 경계하는데, 움직이면 모두 드러나는 위험이었다. 먼지와 곰팡이 냄새에 섞여 아주 약한 향수 냄새가 다시 한 번 코를 스쳤다. 이 냄새는 누군가의 실수, 혹은 잠깐의 무방비— 서이결의 신경이 곤두섰다.

한 번, 아주 조심스럽게 그는 무너진 벽 틈 사이에 나이프 끝을 밀어 넣었다. 그 순간 반대쪽에서 그림자도 미세하게 움찔했고, 낮은 경계음과 숨소리가 한 번 겹쳤다. 두 사람 모두, 공격할지 혹은 도망칠지 쫓기는 야생동물의 직감만 남아 있었다. 외딴 방의 고요 속에서 둘의 시선이 얼핏 마주쳤다. 그림자 너머엔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굳게 다문 입술과 날렵해보이는 눈매의 여성— 같은 조직인지, 아니면 여기 숨어든 생존자인지 서이결은 단번에 알지 못했다. 그녀의 손도 무언가를 움켜쥐고 있었다. 잠시, 서로를 관찰하는 시간만이 길게 늘어졌다.

밖에서는 또다시 발소리가 가까워졌다. 낮게 깔린 "포위해, 틈새 놓치지 마"라는 목소리에, 벽 속 두 숨은 존재 모두 숨을 강하게 들이마셨다. 선택할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 서이결은 땀이 식으면서 손에 쥔 나이프를 더 깊이 움켜쥐었다. 바깥 세상은 말 그대로 숨통을 조여오고 있었다. 무너진 벽 너머, 그림자의 눈동자가 순간 불안하게 흔들렸다.

서이결과 그녀, 둘 중 누가 먼저 움직일지, 폐허는 숨을 참고 있었다. 잿빛 먼지가 살짝 가라앉으며, 실내의 온기는 점점 사라지고— 아주 미약한 발걸음과 심장소리만이 공간을 구분했다.

누가 먼저 결단을 내릴지, 모든 것이 그 찰나의 침묵에 매달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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