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마지막 곡, 해방의 눈물과 새로운 시작
장소: 기획사 메인 무대 백스테이지 및 무대 위, 데뷔 무대 대기실
시간: 오디션 결과 발표 직후, 데뷔 무대가 시작되기 직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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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스테이지, 조명이 희미하게 깔린 공간. 연습생들의 숨죽인 긴장과 기대가 공기 중에 흐른다. 누군가는 손을 덜덜 떨고, 누군가는 벽에 기대어 눈을 감는다. 도윤은 팀원들과 어색한 포옹을 나누고 있다. 누군가의 울음소리가 백스테이지 천장에 은은하게 맴돈다.)
스태프(오프):
데뷔조 발표하겠습니다. 팀 ‘네온사인’—최도윤, 박진혁, 유세훈, 이지아, 김현서!
(순간, 도윤 팀원들 사이에 환호와 눈물이 터진다. 도윤은 입술을 꽉 깨문 채, 잠시 동료들과 얼싸안는다. 그 와중에도 눈동자는 차분하고, 고개를 살짝 떨군다.)
이지아
(울먹이며)
진짜, 우리야? 진짜야?
박진혁
(도윤 어깨를 툭툭 치며)
야, 최도윤! 이게 다 네 덕분인 거 알지? 너 아니었으면 진작 무너졌어.
최도윤
(잠시 숨을 삼키며, 담담하게)
우리 다 잘했다. …진혁이 너, 울지 마라. 방송 탄다.
(팀원들이 웃으며 서로 머리를 맞댄다. 도윤은 조용히 백스테이지 한 켠, 조명이 닿지 않는 구석으로 물러선다. 낡은 휴대폰을 꺼내 주머니 속에서 오래 망설이다가, 조심스럽게 전화를 건다.)
최도윤
(작게, 수화기 너머)
…엄마.
(잠깐의 정적. 수화기 너머로 어색하게, 조금은 쉰 여성의 목소리가 들린다.)
엄마(음성)
어… 도윤이냐? 뭐, 무슨 일이야?
최도윤
(목이 잠기지만, 최대한 담담하게)
나… 오늘, 됐어. 데뷔조.
(한숨을 살짝 내쉰다)
잘 지내지?
엄마(음성)
응… 그래… 수고했다. 밥은 챙겨 먹고 다니고.
(도윤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인다. 침묵이 흐른다.)
최도윤
(입술을 깨물며)
…엄마, 나… 괜찮아. 진짜.
엄마(음성)
그래, 도윤아.
(잠깐 멈췄다가)
나중에 전화해.
(뚝, 전화가 끊긴다. 도윤은 폰을 내려다보다가, 손등으로 눈가를 훔친다. 깊게 숨을 들이쉬며, 등을 펴고 무대 쪽을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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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대기실. 연습생들 모두 무표정으로 각자의 생각에 잠겨 있다. 사라가 문을 열고 들어온다. 손목 시계를 쳐다보며, 짧게 연습생들을 둘러본다.)
사라
(차분하지만 단단하게)
여기까지 온 거, 다 너희 몫이야.
실패해도, 그건 너희 몫이야.
오늘은, 그냥—
(잠시 멈추고, 눈길을 한 명씩 건넨다)
잘 살아 있었으면 그걸로 됐다.
(은설은 무대 쪽 복도에 서 있다가 도윤을 조용히 부른다.)
하은설
최도윤. 잠깐.
(도윤이 다가온다. 은설은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무표정하게 그를 쳐다본다. 숨결이 잔잔하게 흔들린다.)
하은설
이제 네가 네 목소리를 찾았으니까…
(고개를 돌려, 복도 끝 조명 쪽을 바라본다)
나도 내 길 좀 찾아보려고.
최도윤
(한 박자 늦게, 낮고 또렷하게)
…은설쌤.
고마웠어요.
하은설
(고개를 끄덕인다. 미소는 없지만, 오래된 응어리가 살짝 풀린 듯 눈이 부드러워진다. 은설은 조용히 복도를 따라 어둠 속으로 걸어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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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위. 조명이 한순간에 쏟아진다. 도윤과 팀원들이 무대 중앙에 선다. 객석에는 연습생들, 스태프, 그리고 한쪽에 앉아 조용히 무대를 바라보는 은설의 모습이 비친다. 도윤은 관객석을 잠시 바라보다가, 이내 눈을 감는다.)
노래가 시작된다. 도윤의 목소리가 낮게, 그러나 그 어느 때보다 솔직하게 무대를 가른다. 팀원들과의 합이 완벽하게 맞아떨어진다. 곡이 클라이맥스로 치달을 때, 도윤의 눈가에 뜨거운 눈물이 맺힌다. 그는 한 손으로 미간을 가볍게 문지르며, 끝까지 노래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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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뒤. 사라가 연습생들에게 다가온다. 그녀는 이번엔 단호한 표정보다, 오히려 평온하게 미소를 머금는다.)
사라
(조용히, 그러나 힘 있게)
실패해도 괜찮아.
누구든 다 넘어지는 거야.
그리고—
(자신의 지난 무대를 떠올리며)
네가 진짜 원하는 거, 그거 하나만 놓치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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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윤은 무대를 내려오며, 동료들과 웃고 있다. 조명이 서서히 꺼지는 무대 뒤편, 관객석 어딘가에서 하은설이 조용히 미소 짓는다. 도윤의 시선이 잠시 그녀와 마주친다. 둘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인다. 더는 화려한 조명이나 박수에 매달리지 않는, 새로운 시작의 미소가 번진다.)
CUT TO:
무대 뒤, 밝아오는 새벽.
도윤은 팀원들과 함께, 누구보다 가벼운 발걸음으로 기획사 복도를 걸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