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취재수첩 속 진실, 강이삭과 유진의 불안한 동맹
[장면]
도심의 허름한 카페. 장맛비가 창밖에서 쏟아진다. 희미한 노란 조명 아래, 사람들 사이로 피로와 무관심이 뒤섞여 있다. 구석진 테이블에 강이삭과 정유진이 마주 앉아 있다. 유진은 검은 뿔테 안경 너머로 이삭을 경계하며, 손끝으로 커피잔을 천천히 돌린다. 이삭은 트렌치코트 깃을 세운 채, 낡은 수첩을 테이블 위에 펼쳐 둔다.
창밖 비가 유리창을 두드리고, 유진의 휴대폰에 로웰의 이름이 잠깐 떴다가 사라진다.
강이삭
(낡은 수첩을 툭 펼치며, 낮게)
이거... 그냥 넘기면 안 될 겁니다.
(유진의 눈을 똑바로 바라본다)
정보위 내부망, 지난주 접속 기록. 유진 씨 가족 정보, 누가 흘린 건지 추적 들어갔어요.
정유진
(커피잔을 움켜쥐듯 잡고, 목소리가 미세하게 떨린다)
이런 식으로 접근하면, 나 곤란해져요.
(이삭의 수첩을 흘끗 보고, 입술을 깨문다)
…뭘 원하는 건데요?
강이삭
(손톱을 은근히 물어뜯으며, 조심스레)
진실이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죠.
(수첩 한 장을 유진 앞으로 밀며)
여기, 정보위 내부자랑 로웰. 둘 다 평범한 척하지만, 뒤에서 무슨 짓 하는지—이 기록, 일부러 남긴 흔적이 있어요.
정유진
(손을 떨며 수첩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들어 이삭을 노려본다)
…로웰, 아직 병원에 있어요. 날 감시하는 거 뻔히 알면서, 왜 굳이 이 시간에?
(숨을 내쉰 뒤, 목소리가 낮아진다)
내 가족 건드리면, 나도 가만 안 있어요.
강이삭
(잠시 침묵. 창밖에서 차가운 빗소리가 더 세게 들린다. 이삭은 유진의 눈동자에 비친 두려움을 읽는다)
유진 씨 딸, 학교에서 수상한 연락 받았죠?
(낮게 속삭이며)
정보위 쪽에서 일부러 위협한 거, 맞아요.
(수첩을 닫으며)
이거, 그냥 묻어둘 거면—여기서 끝내죠.
정유진
(손끝이 하얗게 굳어간다. 잠시 침묵 후, 커피잔을 내려놓고)
…원하는 게, 나보고 공개적으로 폭로하라는 거예요?
강이삭
(어깨를 움츠리며, 목소리가 거칠어진다)
누군가는 해야죠. 내부에서 숨기면, 밖에서라도 터뜨려야 하는 거 아닌가요?
정유진
(조금 흔들리며, 시선을 피해 창밖을 본다)
내 가족… 내 딸, 위험해질 수도 있어요.
(잠시 숨을 고르고, 이삭을 뚫어지게 쳐다본다)
이삭 씨, 당신… 정말 기자 맞아요?
강이삭
(미소 비슷한 걸 지으며, 침묵 후)
진짜 기자가 뭘까… 가끔 나도 모르겠어요.
(수첩을 다시 펼치며, 낮게)
유진 씨, 지금 선택해야 해요.
(비가 유리창을 세차게 두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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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어두운 골목, 이삭의 차량 내부. 우중충한 빛 아래, 유진은 조심스레 차 문을 닫는다. 차 안은 서늘하고, 빗물 냄새가 묻어 있다. 이삭은 운전대에 손을 올리고, 유진을 옆으로 흘끗 본다.
강이삭
(조용히, 목소리 낮게)
아직 뭔가 숨기고 있죠.
(손가락으로 대시보드를 두드린다)
정유진
(조심스럽게 숨을 내쉬며)
당신도 다 말하지 않았잖아요.
강이삭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맞아요.
(차창 너머 골목을 바라본다)
동맹, 그거… 언제든 깨질 수 있다는 거 아시죠?
정유진
(잠시 침묵, 차 안의 어둠 속에서 눈빛이 더 선명해진다)
…지금은 서로 필요하니까요.
(이삭을 향해 짧게, 단호하게)
정보 공유할게요. 하지만, 내 가족 건드리면—끝이에요.
강이삭
(트렌치코트 주머니에서 USB를 꺼내 유진에게 건넨다)
이거, 내부망에서 뽑은 거예요.
(유진의 손에 닿는 순간, 두 사람의 눈빛이 교차한다)
정유진
(USB를 꽉 쥐며)
…이삭 씨. 진짜로 준비된 거예요?
강이삭
(차분하게, 그러나 눈빛이 흔들린다)
아니요. 근데, 준비는 해야죠.
(차 안에 잠시 정적이 흐른다)
차창 밖, 골목에서 누군가 그림자처럼 스쳐 지나간다.
유진과 이삭, 서로를 경계하며도, 불안한 동맹의 공기를 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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