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밤, 장도현의 사저. 커다란 창문을 통해 달빛이 희미하게 서재를 비추고 있다. 벽에는 수많은 고서들이 빽빽이 꽂혀 있고, 장도현은 고서들 사이에서 홀로 앉아 있다. 그의 눈은 책장에 있는 오래된 책들을 천천히 훑고 있다.
장도현은 손에 든 고서를 조심스럽게 넘기며 생각에 잠긴다. 그의 얼굴에는 깊은 주름이 새겨져 있고, 날카로운 눈빛이 어둠 속에서도 빛난다. 그는 책장을 넘기다 말고 한숨을 내쉰다.
장도현: (독백) 권력... 그것은 단지 수단일 뿐인데, 언제부터인가 목적이 되어버렸군.
그는 고개를 들어 창밖을 바라본다. 달빛이 그의 얼굴을 은은하게 비추고, 그 순간, 그의 눈에 고독과 불안이 어른거린다.
장도현: (속삭이며) 이 길의 끝은 어디일까...
서재의 문이 살며시 열리고, 디미트리 볼코프가 어둠 속에서 나타난다. 그의 냉철한 눈빛이 장도현을 응시한다.
디미트리: (조용히) 도현, 아직도 그 고서들에 빠져있나?
장도현: (고개를 돌리며) 디미트리. 이렇게 늦은 시간에 무슨 일인가?
디미트리: (천천히 다가오며) 중요한 정보가 있어서 말이지. 널 위해 준비해두었다.
장도현: (눈을 가늘게 뜨며) 무슨 정보지?
디미트리: (미소를 지으며) 네가 찾고 있는 그 답. 이 책 속에서는 찾을 수 없는 것들이지.
장도현은 잠시 생각에 잠기다가 고개를 끄덕인다. 디미트리는 한 손에 작은 상자를 들고 있다. 그는 상자를 열어 장도현에게 보여준다. 상자 안에는 낡고 오래된 은화가 있다.
디미트리: (은화를 가리키며) 이 은화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 싶지 않나?
장도현: (은화를 바라보며) 이것은... 발루르 소르손의 가게에서 본 적이 있다.
디미트리: (고개를 끄덕이며) 그렇다. 발루르는 단순한 상인이 아니지. 그는 물건 하나하나에 깃든 사연을 읽어내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네가 찾고 있는 답은 그에게 있을지도 모른다.
장도현: (결심한 듯) 그렇다면 발루르를 찾아가야겠군.
디미트리: (미소를 지으며) 그렇다. 하지만 조심해라, 도현. 그는 네게 힘을 실어줄 수도 있지만, 동시에 어둠 속으로 끌어들일 수도 있다.
장도현은 결연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그의 눈에는 다시 한 번 불안과 고독이 어른거린다.
장도현: (작은 목소리로) 이 길의 끝이 어디일지 두렵지만, 멈출 수는 없다.
디미트리: (조용히) 그렇지. 권력은 그 자체로 목적이 아니라, 수단일 뿐이니까.
장도현은 다시 고서를 손에 들고, 결연한 눈빛으로 책장을 넘기기 시작한다. 디미트리는 서서히 어둠 속으로 사라진다.
장면 종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