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화. 마음의 이름을 알게 되던 날
lovely soogi
도서부실에서의 하루가 지난 뒤, 윤호는 이상하리만큼 평온했다.
어색함도, 불편함도 없이 그 공간이 마음속에 스며들었다.
아니, 그녀가 그랬다. 조용하지만 따뜻하게.
다음 날, 나예는 윤호에게 작은 책 한 권을 건넸다.
갈색 양장본 표지에 금빛 글씨로 쓰인 제목.
『우리 안에 숨어 있는 마음들』
“이거… 내 가장 좋아하는 책이야.
다 읽고 나면, 네 마음도 조금은 더 보일지도 몰라.”
윤호는 책을 받으며 말했다.
“마음을… 보여준다고?”
“응. 어떤 마음인지, 아직 이름을 모를 뿐이야.
근데 읽다 보면 알게 될 거야.
그 마음이 ‘좋아함’인지, ‘그리움’인지, 아니면 그냥 ‘함께 있고 싶은 마음’인지…”
윤호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녀의 말 하나하나가, 자신의 마음속 어디 깊은 곳을 건드렸다.
밤늦게까지 윤호는 책장을 넘겼다.
책 속 인물들은 서로를 잘 알지 못했지만, 눈빛과 한 문장으로 서로를 위로하고,
조금씩 다가갔다.
그 속엔 자신과 나예가 있었다.
말을 아끼고, 하지만 눈으로 전하는 마음이 분명 존재하는…
그런 사람들.
책의 마지막 장에는 이런 문장이 있었다.
“사람은, 이름 붙일 수 없던 감정을 알아차릴 때,
처음으로 ‘사랑’이란 말을 생각하게 된다.”
윤호는 책을 덮었다.
창밖엔 밤비가 조용히 내리고 있었다.
그 순간, 마음 한가운데 아주 선명하게 울렸다.
‘나는, 나예를… 좋아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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