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화. 그 아이가 웃었다
lovely soogi
나예가 돌아온 후,
학교 안은 예전과는 조금 달라졌다.
누군가는 여전히 두 사람을 힐끔거리기도 했지만,
나예는 이제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윤호도 그 옆에서 조용히 함께 있었다.
“이제는 괜찮아.”
나예는 종종 그렇게 말하곤 했다.
“예전엔 누가 나를 바라보는 게 무서웠는데…
이젠 네가 나를 바라보니까, 그게 덜 무서워졌어.”
윤호는 그 말이, 세상에서 가장 용감한 고백처럼 느껴졌다.
어느 날, 수업이 끝난 뒤.
윤호는 나예와 함께 뒷문 쪽 복도를 걷다가
우연히 교무실 앞에서 한 선생님의 목소리를 듣게 됐다.
“…그 아이, 예전에도 좀 힘들었지.
부모님 문제로 꽤 오래 혼자 있었잖아.”
나예는 아무 말 없이 발걸음을 멈췄다.
윤호도 더는 걷지 못했다.
무심코 스쳐 간 그 말이, 그녀의 숨을 가쁘게 흔드는 것 같았다.
“나예야…”
그녀는 고개를 숙인 채,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나,
사실 매년 여름엔 외삼촌 댁에 갔던 게 아니었어.
엄마가… 집을 자주 비우시거든.
아빠는 몇 년 전에 따로 살게 됐고.”
그 말은 나예가 처음으로 내보인 ‘가정’에 대한 이야기였다.
지금까지는 단 한 번도 말하지 않았던—
가장 깊고 조용한 상처.
윤호는 조심스레 그녀의 어깨를 감싸며 말했다.
“그동안 나 몰랐지…
괜찮아.
괜찮다고 말하지 않아도 돼.”
나예는 입술을 꽉 다물었지만,
눈가엔 맺힌 눈물이 천천히 떨어졌다.
그 아이가, 울면서도 웃었다.
“내가 울고 있는데… 넌 왜 미소 짓고 있어?”
윤호는 그 말에 조용히 대답했다.
“네가 울 수 있어서 고마워서.
그건 이제, 나한테도 마음을 열어준 거니까.”
그날, 도서부실 노트엔
윤호가 쓴 글이 남아 있었다.
“너의 아픔을 다 알 순 없지만
내가 곁에 있을 수 있다면
너는 혼자가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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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날의 라일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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