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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13

13화. 다시 만나는 날엔

lovely soogi

8월 말, 장마가 마지막 빗줄기를 떨구고 떠난 어느 저녁.
윤호는 평소보다 일찍 도서부실로 향했다.

햇살은 부드럽게 바뀌어 있었고,
책장의 먼지도 오래된 약속처럼 익숙했다.

책상 위엔 두 사람이 나누던 노트가 여전히 놓여 있었고,
그 안에 윤호는 마지막 편지의 복사본을 조심스레 끼워 넣었다.

“보고 싶어.”

그 세 글자는 한 달 내내 윤호의 마음을 꾹꾹 눌러 왔다.
어떻게 말해야 할까,
어떤 눈빛으로 그녀를 다시 마주해야 할까—
그 생각만으로도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그리고 그날 저녁.

“윤호야.”

조용히 불러주는 목소리.
익숙한, 그리운.

윤호가 고개를 들었을 때,
문 앞에 나예가 서 있었다.

민소매 원피스에 단정하게 묶은 머리.
손에는 작은 라일락꽃이 들려 있었고,
그녀는 그대로 미소 지었다.

“나, 돌아왔어.”

윤호는 말없이 일어나 그녀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아무 말 없이 그녀의 손에서 라일락을 받아들었다.

“진짜야? 지금… 여기 있는 거?”

나예는 작게 웃었다.
“응.
그리고… 여기 있는 네가,
내가 계속 그리워하던 너야.”

잠시의 정적.

윤호는 조심스럽게 말했다.

“…나 진짜 많이 생각했어.
편지 쓸 때마다, 너랑 마주 앉은 걸 상상했어.
네가 웃으면, 나도 웃고—
네가 울면, 그냥 같이 울고 싶었어.”

나예는 작게 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럼 이제… 상상 말고,
진짜 나랑 같이 있어줄래?”

윤호는 작게, 그러나 단단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날 도서부실의 작은 창문 너머로
저녁노을이 번졌다.

두 사람은 조용히 앉아 노트를 펼쳤다.
그리고 새로 생긴 빈 페이지에
함께 이렇게 적었다.

“여름을 건너, 다시 피어난 라일락 아래에서
우리는 또 하나의 계절을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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