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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10

10화. 첫 사랑이, 마음을 자라게 한다면

lovely soogi

사람들의 수군거림은 줄어들었고,

윤호와 나예는 조용히 자신들만의 시간을 쌓아갔다.
이젠 도서부실뿐 아니라 운동장 벤치, 음악실 뒤 조용한 복도,

그리고 늦은 오후 교문 앞까지…
서로를 향한 발걸음은 어디서든 이어지고 있었다.

처음으로, 윤호는 나예를 집 앞까지 데려다줬다.
해가 질 무렵 골목엔 긴 그림자가 늘어졌고,

라일락꽃이 핀 철제 담장 옆에서 그들은 잠시 멈췄다.

“오늘… 고마웠어.”
나예가 조용히 말했다.

“뭐가?”

“그냥, 하루 종일.
너랑 있으면 내 마음이 조금씩 자라는 것 같아서.”

윤호는 그 말이 이상하게 마음에 오래 남았다.
‘마음이 자란다…’
그게 바로 지금의 감정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 순간, 나예가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내 건넸다.
작고 조심스럽게 접힌 메모지 한 장.

“이거… 너한테만 쓰고 싶었던 시야.”

윤호는 메모지를 받아 펼쳤다.

“사랑이란 단어를 말하지 않아도
내 눈동자가 먼저 네 이름을 부른다면
그건 이미, 시작된 이야기 아닐까.”

그는 메모지를 접으며 말했다.
“…이제는, 내가 써볼 차례인가 봐.”

“뭘?”

“너를 향한 시.
말로, 행동으로, 매일 조금씩.”

나예는 고개를 숙였고, 윤호는 처음으로 그녀의 손을 가만히 잡았다.
작고 따뜻한 손.
마치 이제야 비로소 봄이 제대로 피기 시작한 것처럼.

며칠 후, 도서부실에는 두 사람의 새로운 노트가 놓이기 시작했다.
서로를 위해 쓰는 편지 같은 글,
짧은 시 한 구절,
그리고 ‘아무 말’이 담긴 페이지들.

“오늘 너랑 운동장 돌 때, 하늘이 너무 맑아서
나도 모르게 웃었어.
너 때문인 거 알아?”

“책보다 너를 더 읽고 싶어진 요즘이야.
책은 다 읽으면 끝나지만,
넌 매일 새로운 장이 시작되니까.”

그러나 사랑이 깊어질수록,
때론 사소한 불안도 생긴다.

어느 날, 나예는 윤호에게 물었다.

“혹시… 언젠간, 지금 우리가 어색해질까 봐 무섭지 않아?”

윤호는 망설이지 않고 말했다.

“어색해지면, 다시 어색한 채로 시작하면 돼.
나는 너랑 멀어지는 게 제일 무서워.”

봄은 깊어지고, 라일락은 절정에 이르렀다.
처음 만났던 비 오는 날보다,
지금은 더 많은 감정을 안고 두 사람은 서 있었다.

첫사랑은, 그렇게 조용히
그러나 분명히 사람을 자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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