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core Sponges 74
해가 저물어가는 하늘 아래 서서, 나는 카메라를 손에 든 채 파도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멀리서 들려오는 천둥소리가 마치 누군가의 속삭임처럼 희미하게 울렸다. 푸른 달빛이 구름 사이로 새어 나와 바다를 비췄다. 어제 밤 본 그것이 다시 나타날까, 하는 기대와 두려움이 뒤섞인 채 수평선을 응시했다.
"이상하지 않습니까, 요즘 바다가."
깊은 목소리가 등 뒤에서 들려왔다. 놀라 돌아보니 마을의 노년 어부 김노인이 그물을 손질하며 서 있었다. 그의 주름진 얼굴은 마치 오래된 지도처럼 수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었다.
"네... 뭔가 다른 것 같아요."
"사십 년을 이 바다와 살았는데, 처음 보는 일이요. 물고기들이 다 달아났어. 마치 뭔가를 피하는 것처럼..."
바람이 거세게 불어왔다. 모래가 발끝을 스치고 지나갔다. 카메라를 들어 수평선을 바라보니, 렌즈 너머로 보이는 풍경이 평소와는 달랐다. 파도가 만드는 무늬가 마치 누군가의 숨결처럼 불규칙했다.
"젊은 양반, 그거 알아요? 우리 마을에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가 있는데..."
김노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먹구름이 달빛을 가렸다. 바다는 점점 더 어두워졌고, 파도 소리는 커져만 갔다. 내 손끝이 미세하게 떨리는 것을 느꼈다. 이전에는 느껴보지 못한 긴장감이 온몸을 휘감았다.
"옛날부터 이 바다에는 보통내기가 아닌 것이 산다고 했어요. 달빛이 푸르게 물들 때면..."
또다시 천둥소리가 울렸다. 이번에는 더 가깝게 들렸다. 카메라의 뷰파인더를 통해 바라본 바다는 점점 더 낯설어져 갔다. 파도 속에서 무언가가 움직이는 것 같았다. 어제 밤 찍은 사진 속 그 모습이, 지금 이 순간에도 저 깊은 곳에서 나를 지켜보고 있는 걸까.
"사진에... 뭔가 찍혔죠?"
김노인의 질문에 나는 잠시 망설였다. 어제 밤의 경험을 누군가와 나누고 싶으면서도, 그것을 말로 표현하는 것이 두려웠다. 내가 본 것은 진짜였을까, 아니면 달빛에 홀린 환상이었을까.
"네... 하지만 그게 정확히 무엇인지는..."
바람이 더욱 거세졌다. 머리카락이 얼굴을 스쳐 지나갔다. 멀리서 파도가 절벽을 치는 소리가 들렸다. 평소의 고요한 바다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내 안의 예술가적 호기심과 본능적인 두려움이 충돌했다.김노인은 천천히 그물을 내려놓고 일어섰다. 그의 눈빛이 달라졌다. 마치 오랫동안 간직해온 비밀을 털어놓으려는 사람처럼.
"젊은 양반, 그 사진 좀 볼 수 있을까요?"
주머니에서 어제 현상한 사진을 꺼냈다. 손이 떨렸다. 푸른 달빛 아래서 포착된 그것은, 지금 보아도 설명하기 어려운 형체였다. 물속에서 피어오르는 안개 같기도, 누군가의 실루엣 같기도 한 모습.
김노인은 사진을 받아들고 한참을 들여다보았다. 그의 거친 손가락이 사진 위를 더듬었다. 주름진 입가가 미세하게 떨리는 것이 보였다.
"이런 걸 찍으면 안 되는데..."
그의 목소리가 바람 속에 섞여 들려왔다. 뭔가 더 말하려는 듯했지만, 갑자기 멈춰 섰다. 사진을 돌려주는 그의 손이 유난히 굳어 있었다.
바다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다. 파도 소리와는 다른, 깊고 낮은 울림. 우리는 동시에 수평선을 바라보았다. 달빛이 구름 사이로 새어 나오며 바다를 비췄고, 물결은 점점 더 기이한 패턴을 그리기 시작했다.
카메라를 들어올리려는 순간, 김노인의 거친 손이 내 팔을 잡았다.

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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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달 아래의 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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